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날조협회

16. LTE 본문

16. LTE

ovo협회장 2023. 1. 1. 21:41

 


 

“ 너네… 지금 이게 무슨 일이야?? ”
“ 보면 몰라? 메이드 놀이잖아~ ”
“ 그러니까 단체로 이게 지금 무슨 꼴이냐고!! ”


버럭 소리를 지르는 한 소녀와 그것이 익숙하다는 듯 받아치는 소녀. 소리를 지르는 소녀의 시선은
아래로 내려가서는 자신의 맞은편에 있는 다섯 명의 소녀들을, 그리고 소녀들의 옷차림새를
훑어보았다. 종아리 아래까지 내려오는 검정 원피스에 그 앞에는 하얀색의 앞치마를 하고, 머리에는
하얀색 레이스를 붙인 헤어밴드를 착용하고 있는 것이…


“ 메이드 몰라. 라니? ”
“ 세피는 알고? ”
“ 응, 밥 주는 사람이잖아! ”
“ 하……. ”


세피라고 불린 보라색 머리의 소녀의 대답에 라니-방금까지 소리를 질렀던 소녀-가 한숨을 내쉬며
자신의 이마를 짚었다. 누가 이 어린 애착인… 아니, 양을 이렇게…, 하는 마음의 소리는 입 밖으로
나오지 못했으나, 그 표정에는 드러났다. 황당함과 착잡함 그 사이의 감정이 사그라지기도 전에 시선은
어두운색의 머리를 가진 다른 어린 양에게로 향했다. 평소에도 수줍어하던 소녀는 보다 수줍어하면서
제 앞치마만을 바라보며, 그것을 만지작거렸다.


“ 하……. ”


조용하지 않은 공간에 다시 라니의 입 밖으로 한숨 소리가 나왔다. 다른 소녀들은 그 한숨소리가
일상인 것처럼 신경 쓰지 않았다. 라니는 이런 꼴-라니의 표현을 빌리자면-을 하는데 반대했을 법한 한
분홍색 머리의 소녀를 보았다. 그 소녀 역시도 메이드복-검정색 원피스와 하얀색의 앞치마, 그리고
레이스가 달린 헤어밴드-을 입고 있었다.


“ 라라는 안 할 것 같았는데… ”
“ 응? 그냥. 재밌어 보이잖아. 이런 거에 라라가 빠지면 안 되니까~ ”


간단하면서도 명료한 답-재밌어보였다-을 들은 뒤에는 라라가 그 복장을 한 것을 납득했다. 당연하게도
라니는 이런 복장이 하나도 재밌어 보이지 않았지만, 라라라면 이런 복장이 재밌어 보일 수도 있겠다고
생각한 것뿐이었다. 다시 시선은 다른 붉은 머리의 소녀에게로 향했다. 시선과 함께 질문도 그
소녀에게 향했다.


“ 안나는 왜…? ”
“ 어… 다 같이 하는데 빠지면 안 되니까? ”
“ 그래…. 그럼 아티도? ”
“ 네…. 그리고 귀엽잖아요…. ”
“ … 진짜? ”
“ 네? 네…. ”


아티가 거짓말을 하지 않을 터였지만 혹시나 하는 마음에 되물어보았다. 그런다고 라니가 원하는 답이
돌아올 리는 없었다. 다시 대답을 듣고는 한숨을 반복했다. 그리고 이 소동-학원에서 소동까지는
아니었으나, 라니는 소동이라 주장했다-의 주동자로 추정, 아니 확실한 인물에게로 시선이 고정되었다.
척척, 걸어가서는 주동자 앞에 섰다.


“ 메리, 너…….”
“ 응? 아~ 라니도 하고 싶었구나! 그럼 말을 하지! ”
“ 뭔 소리야! 이거 다 네가… ”
“ 아냐아냐, 숨기지 않아도 돼. 나는 다 알아~. ”


라니의 말에 메리-주동자-는 생글생글 웃으며, 라니의 말을 멋대로 해석하고, 자르며 대꾸를 할
뿐이었다. 라니 역시도 메리의 이런 것에 익숙할 터였지만, 그때마다 차오르는 분노는 익숙해지지
않았다. 라니 본인만 그렇고 다른 소녀들-특히 메리-은 익숙한 것처럼 보였지만…. 아무튼 익숙해지지
않은 분노를 다스리며 다시 질문을 던졌다.


“ 됐고, 그거 언제까지 할 건데? ”
“ 그만해야 돼? ”
“ 계속할 건 아니잖아. ”
“ 그렇다고 지금 그만할 것도 아니지~ ”
“ … 그럼 좀 더 놀다가 정리하는 거다. ”
“ 싫은데~. … 아냐, 내가 봐줄게! ”
“ 그래~ 라라도 이 놀이 조금 질리려고 그래~ ”
“ 라니는 안 할 거야? ”
“ 메이드 놀이라며? 나는 주인 해야지. 다 같이 메이드 해서 뭐해. ”
“ 라니만 멋있는 거 하고~ 치사해~ ”
“ 맞아, 치사해~”
“ 그럼 메이드 그만두고 주인하면 되잖아. ”
“ 하지만 다같이 하는 게 더 즐겁잖아요…. ”


아티의 말에 라니는 흔들리는 듯했지만 정신을 차리고 앞에 있는 다섯 명의 메이드 차림을 보고는
정신을 차렸다. 이렇게 말려서 토끼 잠옷을 입은 전적이 있었는데, 그때의 라니는 이와 같은 일을 두 번
다시 겪지 않을 것이라 다짐했다. 물론 이런 다짐은 훗날에는 지켜지지 않는 법이지만… 그것은 미래의
일이니까 넘어가고 다시 현재로 돌아오자.


“ 그래도 안돼. 나는 안 할 거야. ”
“ 아쉽다~ ”
“ 그렇게 말해도 안 할 거야. ”
“ 쳇… ”
“ 그래서 메이드 놀이 안 할 거야? ”
“ 무슨 소리야? 당연히 해야지! ”


여차저차 얼렁뚱땅 마무리가 된 상황에서 메리는 목을 가다듬었다. 세피는 -자신이 먹을-과자를
꺼냈고, 아티는 차를 준비하고, 라라는 재밌는 것을 찾으려 주변을 둘러보았고, 안나는 그런
메이드복을 입은 소녀들을 살폈다. 언제 맞춘 것인지 둘셋, 작게 속삭이는 소리가 들리더니 그
뒤에는…


“ 메이드 카페에 어서 오세요!”


그렇게 누군가가 따질 틈새도 없이 다섯 메이드와 함께하는 여섯 소녀들만의 티타임이 시작되었다.
여섯 소녀들이 보내는 시간은 오롯이 소녀들만의 것이었다. 아마도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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